티스토리 뷰

반응형

논란증폭 촉매제가 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안녕하세요, 피카츄 백만볼트입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이슈였던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검색요원 정규직 결정" 기사에 관해 짧게 소개하고, 이에 관한 저의 생각을 써보는 포스팅을 하려합니다.

우선 첨부해드린 카톡을 보면, 혹자는 그저 치기어린 한 어린 어른이, 자신의 말이 사회에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생각하지도 못하고 함부로 손을 놀린 거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처럼 취업준비를 힘들게 해서 취직한 정규직들도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응원했던 많은 사람들이 결코 아무생각이 없이 지나치지 못할 거라 생각합니다

"니들 5년 이상 버릴 때, 나는 돈벌면서 정규직" 이라는,

정말 깃털보다 가벼운 글로 분개하기 전에,

먼저 어떤게 맞는 내용이고 아닌지 fact check 먼저 해 보도록 하죠.


#1. 무조건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 800명은 필기시험을 봐야 한다. (ㅇ)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와 인천공항공사의 공식답변에 따르면, 2017년 5월 정규직 전환을 기점으로 그 이전에 입사한 보안요원 1,100여명은 서류전형, 인성검사, 면접 등 적격심사를 거치지만 대부분 문제없이 고용될 것으로 보여진다 합니다. 하지만 2017년 5월, 정규직 선언 이후 들어온 입사자 800여명(전체 보안요원의 40%)은 공개경쟁을 거쳐야 한다네요. 서류전형, 인성검사, 필기시험, 면접을 봐야하기 때문에 상당수가 탈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 1번 fact에 대한 피카츄백만볼트의 생각

현재 보안검색요원 노동조합은 고용안정 대안이 없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당연히 노동조합에서는 반발이 거셀듯 합니다. 노조를 이루는 직원이 다 보안요원인데, 누구는 100% 정규직을 하고 누구는 50%의 확률로 정규직이 될 확률싸움을 하는거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겠죠.

그럼 묻습니다. 보안요원들의 고용안정이 중요하다면, 100% 정규직화가 되는 사람들이 자신의 확률을 양보해서 (정규직 선언 이후에 들어온 직원들의 확률을 높여) 그렇게 집단적으로 원하시는, winwin을 이루는 건 어떨까요? 왜, 보안요원들이 100% 정규직화 되는 것의 잠재적인 피해를 더 후세대가 입어야 합니까? 

#2. 대졸공채를 덜 뽑는다? (X)

공사 일반 정규직 현원은 올해 1분기 기준 1,440명이라고 합니다. 공공기관 직원 수와 인건비를 제한하는 총액인건비 제도를 고려할 때, 비정규직 1만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공사가 대졸 신입사원을 지금보다 덜 뽑을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네요.

이에 대해 인천공사측은, 정규직 전환보다는 보안검색요원, 소방직과 공채로 뽑는 사무직, 토목직, 건축직이 하는 일이 전혀 다르다며, 인력수요가 발생하는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때문에 채용 인원을 줄이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합니다.

▶ 2번 fact에 대한 피카츄백만볼트의 생각

저도 공기업을 다니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조직에서 정원과 예산이 갖는 힘이 얼마나 큰지 뼈저리게 알고 있죠. 이것이 공기업의 정원과 예산을 관할하는 기재부의 엄청난 파워를 뒷받침하기도 하죠. 일례로, 기재부에 근무하는 7급 주무관이 공기업의 처장급 상사분께 굉장히 함부러 지시내리는 걸 옆에서 지켜보았습니다. 울타리 안에서의 권력이 자신의 진짜 권력인줄 착각하고 천둥벌거숭이처럼 나대는 그 주무관이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했지만, 정말 권력의 비대칭이 굉장히 자주 일어나는 분야구나, 하고 절감했습니다.

자, 다시 정원이슈로 돌아가볼게요. 지금 제기되는 우려에 대해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리고 인천공사 사장의 답변은 얼핏보면 수긍이 가지만 다시 찬찬히 보면 조삼모사격 답변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포지션에 따라 인력수요가 달리 발생하고, 다른 일방에서 공공기관의 직원의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전혀 성격이 다른 일방이 정원을 못받는 일이 어불설성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가 강산이 몇번이고 변하는 기간동안 공기업을 다니면서 느낀 점은, 결국 공공직원 수 전체를 컨트롤하는 평가지표가 있고 한 쪽 분야 인력의 수를 늘리기 위해선, 다른 분야 인력 수가 어느정도 그 피해를 감내해야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ex. 10명이 필요한데 10명을 다 받지 못하고 올해는 8명, 다음해는 9명, 그 다음해는 10명 식으로 조절하는 것)

그래서 비록 공사 기관장은 "이번 정규직화로 대졸공채 인원이 줄어들진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과연 그럴지는 정말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3. 보안직원의 연봉은 5,000만원이다? (O, 복리후생비, 성과급 등 각종 수당 포함 그럴지도..)

현재 협력사 소속 보안검색요원의 평균 연봉은 3,500만원 수준이며 정규직이 되고 난 후, 3.7% 인상률을 적용하면 3,630만원 정도의 임금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다만, 일반 정규과 동일한 복리후생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요. 2019년 공사 정규직의 1인당 복후비가 505만원이었고, 이에는 선택적복지비(205만원)와 보육비(67만원), 의료비 및 건강검진비(65만원), 학자금(27만원)이 포함된 값이라고 해요.

기본연봉에 복후비를 더하면 약 4,100만원이 되며, 여기에 성과급까지 더하면 네, 보안직원 연급여는 5,000만원이 넘겠네요.

▶ 3번 fact에 대한 피카츄백만볼트의 생각

작년 몇달간, 가족일을 도우며 자영업의 세계가 뭔지 간접체험하는 경험을 했는데요. 연 5천만원은 정말 굉장히 쎈 소득수준입니다. 새벽에 장사 준비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 가게를 열고, 하루종일 일을 하고, 밤엔 하루를 정리하는 근면하지만 고달픈 노동자들에게 연 5천만원의 소득이 안정적으로 생긴다는 건 .. 정말 로또같은 일이겠죠.

그래서 그 귀중한 연 급여를 받을만한 노력을 1도 하지 않고, 아니, 충분히 하지 않고, 단지 알바로 들어와서 별 생각없이 다니다가, 문재인 정부의 후광에 힘입어 편하게 정규직화 되어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엄청난 노력을 한 사람"과 동일한 대우를 받게 됨은, 정말이지 납득할 수가 없네요.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습니다.

"엄청나게 돈이 많은 부자가 본인이 노력하여 정당한 방법으로 100만원을 버는 것은 축하할 일이며,

 찢어지게 가난한 자에게 부당한 방법으로 100만원이 전달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소득주도 성장을 꿈꾸는 문재인 정부입니다. 공기업의 비정규직을 챙기다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정규직이 되지 못해 안타까워 하는 수많은 청년별들과 정규직에 정당한 방식으로 가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노력할 많은 청년별들, 그리고 이러한 정책에 그 별빛이 흐려져버릴지도 모를 안타까운 청년별들 버리지 않았음 합니다.

그리고 그저 비정규직 숫자를 줄이고, 정규직 숫자를 늘려 고용안정성이 강화되었다는 "숫자로 보여지는 정책효과"에만 힘을 쓰지 말고, 충분히 일할 용의도 있고 일할 능력이 있지만 그 문턱이 높아 좌절하는 청년별들의 문턱을 조금 낮게 해 주는 정책이라던지, 혹은 그들이 정규직으로 가기 전 잠깐 생활비를 버는 차원으로 머무는 비정규직 포지션에서도 불편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노동환경을 개선해 준다든지의 방식으로 실질적인 정책을 펴 나갔으면 합니다.

우리는 무한경쟁의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 큰 패러다임을 바꿀 순 없어요. 정부는, 이 큰 패러다임 속에서 모든 player들이 부정당하게 대우받거나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출발선이 다르게 경기하지 않도록. 그 정도 수준에서 정책을 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반응형